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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5번째 화낸일기 - 감정조절장애로 욱하는 엄마 본문
오늘 아침은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또 폭발했다.
4번째 화낸 일기를 쓰고 난 이후,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전의 준비시간이 부족하니 조금 일찍 아침을 시작하자는 생각에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하루가 시작되었다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는것이 안쓰러워 아침을 깨우는 노래를 부르고 체온을 나누며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했다.
하지만 아이는 본능에 충실하려는 욕구.
엄마는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
이 두 가지가 대립되면서 올바른 훈육을 해야 하는데
자꾸 같은 말의 반복되었고
그 반복에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날카로워 지며, 급기야는 크게 윽박지르는 소리를 내게 되었다.
출근준비를 하시다 보다 못한 친정엄마가 내게 짜증의 화살을 날렸는데, 거기에 멈춰지지 않고 되려 보란듯이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아이에게 화를 냈다.
친정 엄마가 출근을 하시고 나서도 울며 양치질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도대체 왜 엄마 말을 안듣는거냐며 거듭 화를 냈고, 물이 들어 있는 양치컵을 세면대 평면에 큰 소리를 내며 '탁'! 하고 놓아 물이 튀고 소리를 내는것으로 두려움을 갖게 하는 행동을 했다.
그 순간. 이대로 있다가는 아들을 때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욕실 밖으로 나와 벽에 기대 웅크리고 앉았다.
웅크리고 앉았더니 눈 앞에 주방놀이 장난감이 보였다.
양 손을 사용해 오른쪽으로 확 밀쳐 넘어 뜨리고 싶다는 충동. 그렇게 장난감을 힘으로 넘어뜨리듯이 던지는 모습이 연상이 되면서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도대체 나는 왜 이만큼 밖에 안되는 인간인가!!
4번째 화낸일기를 쓴것이 일주일 전도 아닌 하루 전인데..
그렇게 다짐하고 다시는 같은 이유로 화내지 말자고 맹세했는데..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와장창 모든것이 무너져 내렸다..
좌절감과 동시에 아직 가라 앉지 않은 화 때문에 자꾸만 울고 있는 아들에게 제발 그만 좀 울라고 이야기 했다.
울음 소리 때문에 화가 계속 나고, 바보 같이 무너지는 내 모습에도 또 화가 났다. 절망적이었다.
저 울음이 그치지 않으면 이 화가 더 커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들의 울음을 그쳐야 겠다는 생각에 벽에 기대 앉아 있던 몸을 이끌고 욕실 안에서 울고 있는 아들이 보이는 곳으로 옮겨 앉았다.
그리고 팔을 벌리고 이리오라 했더니 아들이 달려와서 안긴다..
그리고 우는 아이를 안고.. 나도 울었다.
한참을 미안하다며 토닥이며 엉엉 울었다.
엄마가 마음이 아파서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소리를 지르고 겁을 줘서.. 너무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엄마가 잘못했다고..
자꾸 화내서 너무 미안하다.. 하고 엉엉 울었더니
안고 있던 팔을 풀고는 내 눈물을 닦아 주며 '엄마 울지 마세요..' 한다.
도대체 내가 35개월 밖에 안된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가 외투를 입고는 어린이집 차량에 태워 아이를 보냈다.
함께 등원을 시키는 이웃집 언니에게.. 어제 오후에도 찾아가서 계속 욱 하게 되서 힘들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이미 빨개진 눈으로 내려가니 무슨 일이 있느냐고 먼저 묻는다.
아이를 보내 놓고.. 아침에도 또 욱해서 아이를 때릴뻔 했다고.. 물건을 던지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다 그런거란다..
차 한 잔 하고 기분 풀고.. 옥상 올라가서 소리도 지르면서 풀어 내고...
아이가 하원 하고 나서 다시 웃어주고 안아 주라는 말을 해주셨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그 순간 왈칵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마음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운동복을 입고 요가수업을 들으러 차에 올랐고,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는 남편과 전화 통화를 했다.
'아무래도 나는 정신과를 가서 상담을 받던 약물치료를 받아야겠다.. 감정조절이 너무 안된다.
이런 내가 너무 싫고 힘들다. 몇일 사이에 반복적으로 무너져 내리니 내가 정말 중증인것 같다.
많이 좋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툭 건드리면 눈물이 난다' 했더니..
남편은 그저..잘 하고 있단다. 너무 내가 병에 걸려 있고 환자라는 인식을 해서 더 그런탓이란다..
아이 엉덩이를 때리다가 때리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후로는 안때리지 않느냐..
충분히 잘 하고 있단다.. 아이 때리면서 키우는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줄 아느냐고..
하지만 그런말을 듣는데.. 비교를 통한 위로는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구나.. 하는 것을 또 깨닫는다. 이런 위로는 항상 양면성을 띈다.
아래로 비교를 해서 당신이 잘 하고 있다고 하니.. 나는 위로 보며 이렇게 미쳐 날뛰지 않고 양육하는 엄마들과 또 나를 비교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운동가기전..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께 톡을 보냈다.
'아침에 욱 하는 엄마 때문에 아이가 많이 울다가 갔습니다. 육아가 많이 힘드네요.. 오늘 아이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께 부탁을 하는것이 죄송스러웠지만 아이의 상태를 감정 상태를 알려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몸을 움직이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운동에 집중하고, 일을 하기 위해 작업실로 향했다. 그리고 일에도 집중했다.
일이 늦어져 아이 하원은 차량을 태우지 못하고 데리러 갔어야 했는데, 반가운 얼굴로 엄마 품에 안기는 아들을 보니 다시 마음 한쪽이 욱신 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오늘 저녁은 또 어떻게 화를 참고 버텨낼것인가..
어린이집에 연락을 했던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아들은 작은 실랑이가 있었지만 앉아서 밥을 스스로 잘 먹었고..
아침에 엄마가 정말 미안했다고 다시 사과를 하니 아들도 '엄마 죄송해요' 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 엄마 예쁘게 말해주세요'
그 말에 또 한번 가슴이 뭉클한다.
"그래 엄마도 예쁘게 말할께요"
내일은 또 어떻게 지내게 될지
솔직히 나는 두렵다. 내일은 화를 안낼 수 있을까.. 좋게 좋게 예쁘게 말하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화가 머리끝까지 나게 되면 정말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게 된다. 필름이 끊긴것 같다는 느낌.
그냥 화가 나를 삼킨것 같다.
도박중독자 남편을 생각하면 단도박을 1년 넘게 꾸준하게 하고 있다는 것에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욕구를 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도박중독의 경우는 '회피'를 하는것이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즉 도박을 하던 장소를 회피하거나 도박이 떠오르는 대상을 회피하는것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는 최근에는 자꾸 육아에서 화가 터지니 회피도 안되고..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화낸 일기를 써도 하루 이틀만에 터지니.. 골치가 아프다. 이번주 갬아넌 모임을 참석해 보고 다음주에 상담센터나 정신과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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