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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믿는 대로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믿게 된다.'설렁설렁하면 설렁탕이 되니 신이 감동하기전에 내가 먼저 감동할 수 있도록, 도끼처럼 살라고 하셨던 신부님께서 해주셨던 이야기가 바로 '믿는 대로 사는 사람'이었다.요즘 그런 생각이 부쩍 든다.내 종교적 믿음이 얼마나 얕은가를 이번 장례식을 치르며 깨달았고, 지속해서 믿음을 선택하며 기도문을 외는 작업을 하고 있다.선택이었다. 믿겠다는 선택.도박중독자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겠다는 선택.산산조각 난 믿음과 사랑 앞에서도,나는 또 한 번 선택했었다.다시 사랑해 보기로.최근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라는 책을 읽고 나서아이들을 최소 30초를 안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해'라는 표현하는 미션을 수행 중이었는데,어느 날부터..
꽃을 세다발 샀다. 슬픔이 도래했기 때문이다.거듭 마음을 잡아보려 노력을 하면서도 슬픔에 휩쓸리곤 한다. 믿음이 약한 나는 머리로 마음으로 계속해서 위대하신 힘을 찾아 모든것을 신에게 내맡기기를 선택하고 결심하는 것을 반복한다.꽃을 사서 모임 식구들과 나누었다.꽃병을 여기저기 두고 꽃을 본다. 향기를 맡는다. 그렇게 잠시나마 슬픈 마음에게 숨을 불어 식힌다.일상에서 급하게 목울대가 아려오고 눈 앞이 흐려질때마다 나는 묵주기도를 읊조리는 것으로 마음을 진정시킨다.감사함을 찾아 외치던 그 모든 감사들에 감사를 더하며, 위대하신 힘께 다시 한번 감사기도를 한다.위대하신 힘이 행하신 모든 것에 그 뜻이 있으리라. 저희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어 천국 낙원의 문을 열어주시고 남아 있는 저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
남부인터그룹 회의 전날 밤. 두 아이들과 회합을 다녀와서 늦은 시각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누웠다."내일은 GA회의날이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챙겨서 11시에 대구로 출발해야 한단다. 혹시 내일 안건 낼 것이 있니?"아이에게 내일 아침에 챙겨서 출발할 것을 말하면서, 갬아넌에 안건 낼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무의식적으로 올해부터 반장이되어 학급 대표로 학생회의에 참석하는 아들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아니면 당연히 갬아넌의 일원으로 아이에게 의견 낼 것이 없느냐고 의견을 취합해 보는 것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의견을 묻고 있었다.늦은시각 피곤함에 별말 없이 잠이 들 줄 알았는데, 아이가 워크숍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연수 때 초심차 워크숍, 부부워크숍도 있는데, 왜 우리는 없어요?""엉? 너희들도 돌..
매월 넷째 주 일요일이면 GA 모임에는 등산 일정이 잡힌다.초심자 시절의 나는 아이도 어린데 무슨 등산이냐며 손사래를 쳤다.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때였다.그러나 “등산이 단도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어거지로 아이를 안고 산자락에 섰다.나서는 마음은 늘 무거웠다.하지만 막상 도착하면 반겨주는 선생님들, 여사님들의 얼굴이 그 무게를 조금씩 덜어주었다.오르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그러나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내 마음과 달리 내 몸은 맑은 공기를 마셨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시 숨통이 트였다.어쩌면 그 한 모금의 공기가 우리를 다시 산으로 불러낸 것인지도 모른다.여름이면 계곡에 발을 담그고, 아이는 형 누나들과 물놀이를 했다.겨울이면 홀로 아이를 데리고 있는 나를 선행자들이 챙겨주었다. 별장에 머물던 날도 ..
갬아넌 교본과 하루하루에살자 교정작업을 봉사자들과 나누어서 했으나 볼 때마다 다시 눈에 띄는 오탈자.'한 달치만 더 보자.. 한 달치만 더 읽고..'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책자가 서른권이 남았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3번째 교정을 보던 중.. 회의 날짜도 다가오고..화요일 올라가려고 일정을 짰음에도 계속 나오는 오탈자에 막바지 목요일. 인쇄를 맡기러 대구의 출판사로 이동하려 차에 시동을 켰다. 아이를 일찍 등원시켜 놓고, 8월 20일 '하루하루에 살자'를 펼쳤다. '8월, 남은 11일치만 얼른 보고 빨리 출발해야지'엊저녁 잔치를 다녀오느라 마저 보지 못했던 부분, 어중간하게 남은 것이 신경이 쓰여 출발하기 전, 차 안에서 또 책자를 넘겨 보았다. '아뿔싸! 11페이지를 보는데 50분이..
행복은 인간의 마음에 있고 단지 우리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다.우리가 자라던 어린 시절에 우리들 대부분은 계속적인 만족감을 갖거나 우리가 하는 어떠한 놀이에서도 큰 기쁨이 있는 줄로 알았다. 인생은 게임이었고 우리는 행복했다.10대에는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하루는 행복하고, 다음날에 불행하고, 학교 공부에 매달려서 인간관계나 혹은 우리의 머리모양이나 옷 입는 것이 소위 하루 생활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어린아이에서 성인으로 변하면서 계속되는 행복의 안정된 시기는 아니었다.지금, 오늘, 우리는 문제가 있고, 전에도 있었다. - 우리 도박 중독자의 도박- 우리 모두는 지금 이 순간에, 또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태의 외상성 신경증을 앓고 있다. 그것은 절망과 파멸의 말초신경 회오리 속에 하나..
한 주일 동안에는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날이 이틀 있습니다. 이 이틀에 대해서는 두려워할 필요도 염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이틀 중의 하루는 어제라는 날로써 크고 작은 실수, 근심, 고통들로 얼룩진 시간들입니다. 세상의 무엇을 준다해도 어제를 다시 살 수는 없습니다.어제란 이미 우리의 능력 밖으로 버린 시간입니다. 우리가 행한 어떤 행위도 돌이킬 수 없으며, 우리가 뱉은 말 한마디도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어제는 지나가 버렸습니다.우리가 근심할 필요 없는 또 하루는 닥쳐올지도 모를 역경과 부담과 허망한 약속과 빈약한 실천 등으로 점철될 수 있는 내일이라는 날입니다. 내일 또한 우리의 손을 벗어나 있습니다. 내일의 태양은 떠오릅니다. 아직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 한 내일은 우리에게 의미가 없..
도박문제로 자조모임인 GA를 참석하게 되면 두 개의 모임을 만나게 된다.도박중독자들이 참석하는 단도박모임 G.A도박중독자 가족들이 참여하는 단도박가족모임 Gam-Anon처음 남편의 도박문제로 GA모임을 찾았을 때 가족도 함께 꾸준히 나오라는 이야기에 어안이 벙벙했었던 기억이 있다.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는 아들을 안고 그 추운 겨울밤, 지속해서 주말마다 나오라는 이야기는 이미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내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안 그래도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여기가 마지막이다'라고 선택한 이 모임이 내게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니 기가 찰 수밖에-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음 주에 또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남편의 도박문제를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내게 곪아터져 나오는 염증을 조금이라도 분출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