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딱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과거이고 또 한 가지는 타인이다. 과거 일어났던 일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거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고통스러운 과거의 나로 돌아간다면 그 시점의 나는 여전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내가 보는 과거의 나는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렇다기보다는 지금 내 상황이 평온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도 평온하지 못하고 과거를 곱씹으며 고통스러워했다면 과거의 나는 여전히 고통스러워 할 것이며, 지금의 나도 과거에 발목 잡혀 스스로를 더 깊은 늪으로 빠트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른 사람일까? 또 그렇지도 않다. 도박이라는 문제가 나를 집어삼켰을 때의 나와 지금은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회복탄력성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나는 즉각적 반응, 부정적 반응을 먼저 한다. 부정편향성이 강한 뇌 회로에 나 역시도 영향을 받는다. 하나 예전에는 그것이 지속되었다면 지금은 전환하는 힘을 키웠을 뿐이다. 새로운 시련과 고통이 들이닥쳐도 (사실 아직은 6년째 도박보다 더 센 문제가 없긴 했지만-) 부정적 감정에 모든 정신이 휩싸이기 전에 주위전환을 한다.
어쩔 수 있는 일인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무거운 돌덩이를 굳이 들고 있으며 힘들다고 아우성 칠 필요가 없다. 어쩔 수 있는 일이라면 풀어 나가기 위해 힘을 쓰면 되는 일이다.
과거는 변하지 않지만. 과거를 보는 나는 달라질 수 있다. '고통으로 여길 것인가. 회복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인가.'는 과거를 보는 나의 관점의 차이. 회복탄력성의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