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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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남편의 도박중독으로 인하여..

김여사의삶 2019. 1. 20. 04:41


단도박모임 회합이 끝나고 난 후 집으로 돌아가려는 채비를 끝낸 한 협심자 가족에게 남편이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가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 늦은 저녁 마신 커피 한 잔의 영향인지- 선배협심자와 오랜만에 모임에서 뵙는 여사님의 대화에 콩닥 콩닥 가슴이 뛰었는지-

새벽 4시가 넘어 가는 시간임에도 잠이 오질 않아

그 동안 생각만 하고 있던 일을 실천으로 옮겨 보고자 한다.


단도박 가족모임에 나오기 이전에는

나 또한 남편의도박.. 그리고 갓 태어난 아이의 육아와 빚에 허덕이며 남편 탓만 하고 살았던터라 

생각하고 살필 겨를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눈물바람으로 매일을 지냈고 어떻게 하면 이 빚을 빨리 갚아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

남편의 자꾸만 반복되는 거짓말에 무너지고 괴로워하고 배신감에 치를 떨며..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를 앓게 되었다.

허나 그런 와중에 나는 단 한번도 인터넷 검색창에 '도박' 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거나..'중독' 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지 않았었다.

오로지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으로 늘 카드회사와 캐피탈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빚이 얼마가 남았는지, 어디가 더 저렴한 이율인지 비교 검색하기만 바빴던것 같다.

헌데 얼마전 모임에 새로 오신 여사님께서.. 아들의 도박중독 때문에 인터넷으로도 검색을 해서 공부를 했고, 관련된 책도 찾아 읽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제서야 인터넷에 '도박중독' 이라는 글자로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다.


나는 단도박 가족모임에 나오고 나서도.. 한참을 걱정하고 부족한 것을 깨닫는 것에만 시간을 보냈던것 같다.

그러다 그 여사님 덕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단도박모임 협심자 몇분께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들어가 보게 되었다.(블로그 운영을 한다고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늘 사는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들여다보지 못했었다)

그렇게 협십자들의 블로그를 통해 타 지역 모임의 2차 토론 주제와 답변의 기록을 보며 간접적으로 단도박모임에 1회 더 참석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자아 성찰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협심자 선생님들의 블로그를 통해도움을 받고만 있던 중...

자꾸만 한번씩 맘카페 글에서 보이는 '남편의 도박중독'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가족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게 되어 쪽지를 보내고 채팅을 걸어 마음의 위로와 단도박모임(GA)와 도박중독자가족모임(갬아넌)을 알려 드리기 시작했다.

하나 같이 글쓴이의 아픈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져 절로 '나도 살고 남도 살게하자' 라는 교본의 내용이 실천이 되어졌던것 같다.

나 또한 그 아픔이 어떠한 아픔인지를 잘 알기에....

어찌보면 아줌마 오지랖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쪽지의 회신도 읽은 채팅의 답변도 들을 수 없어 소리없는 메아리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의 마음이 들었다.

인연이 닿아 내가 드린 정보가 도움이 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인데..

나는 아직도 어쩔 수 없는 일인것을 알면서도 왜 자꾸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한달 두달 시간이 자꾸만 흘러 갔고, 단도박모임을 안내 하는 쪽지와 챗팅의 갯수는 날로 늘어가는 시점....



도박중독자들의 블로그들에 비하여

도박중독자를 둔 가족들의 블로그가 없다는것을 깨달았고..


남편의 도박중독으로 인하여 혹은 가족의 도박중독으로 인하여-

예전의 나처럼 가슴아파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에 

남편의 단도박 과정을 지켜보는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로써 끄적이는 내 하루의 성찰...

혹은 단도박과정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의 기록장으로

블로그를 운영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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